✅ 오늘의 파쓰 지식 : 좁은 화면 안에 전달하고 싶은 정보와 기능이 너무 많을 때, 사용자들은 화면 중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혼란을 느끼기도 하지요. 오늘은 여러 기능과 정보 중 핵심적인 기능에 집중시키는 UX 집중의 법칙을 알아보아요!

✅ 파쓰가 전하는 테크 샤라웃 : 29cm, 크몽, 콴다의 테크 블로그 소식을 소개합니다!

여러분들은 아주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한 공간에서 누군가 나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 많은 소음을 뚫고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찾아 돌아본 경험이 있으신가요? 혹은 여러 명이 모인 모임 자리에서 저 멀리서 언뜻 내 이름이 언급된 것 같을 때에 내 앞의 대화보다 먼 자리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에 모든 신경이 쏠린 경험, 한 번쯤 있지 않으신가요? 이렇게 수많은 소음에서도 내 이름, 혹은 나와 관련된 소리들에 집중하게 되는 현상을 ‘칵테일 파티 효과(Cocktail Party Effect)라고 해요.

사실 칵테일 파티 효과는 예상과는 달리 칵테일 파티장에서 발견된 현상은 아니라고 해요. 1953년 콜린 체리(Collin Cherry)는 항공관제사들의 직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 연구를 수행했는데요. 당시에는 항공관제사들이 확성기를 통해 조종사들의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여러 명의 조종사들이 한꺼번에 확성기로 이야기를 하게 되면 관제사들이 이를 잘 알아듣기 어려워 정확한 업무를 수행하는 데에 어려움이 발생하게 되어요. 이때, 콜린 체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을 수행하면서 실험 참가자들이 자신에게 중요한 소리는 잘 듣는 현상을 발견하였지만, 동시에 나머지 소리는 잘 못 듣는 현상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한참 시간이 지난 2012년에 실제로 미국의 연구팀이 실험자가 여러 음성 중 단 하나의 음성에만 반응하는 두뇌 스펙트럼 사진이 발견되면서 ‘칵테일 파티 효과’가 입증이 되었지요.

그런데, 플랫폼에도 칵테일 파티 효과를 활용한 플랫폼의 UX/UI 설계가 있다는 사실, 아셨나요? 좁은 모바일 화면 속에 수많은 정보 사이에서도 사용자들의 눈길을 끌고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칵테일 파티 효과를 비롯한 다양한 인지 편향과 UX 법칙들을 사용하는데요. 오늘은 사용자들을 집중시키는 UX 집중의 법칙들을 파쓰와 함께 알아보아요!

Focus! 👩‍🏫UX 집중의 법칙

과정의 집중 1️⃣ – 서열 위치 효과

사용자의 활동 과정에서 사용자들을 집중에 영향을 주는 인지 효과들이 있어요. 서열 위치 효과가 바로 그러한 인지 효과의 하나인데요. 서열 위치 효과(serial-position effect)는 리스트의 처음과 끝에 있는 요소가 중간에 있는 요소들 보다 더 잘 기억되는 효과입니다.

이 용어는 1880년대 헤르만 에빙하우스(Hermann Ebbinghaus)라는 독일의 심리학자가 직접 연구를 수행하며 만들어낸 용어라고 해요. 여러분도 아마 학창 시절에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을 한 번쯤 보신 적 있을 거예요. 학습이 있고 하루 만에 거의 3분의 2의 내용을 망각하게 되기 때문에 복습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 배우게 되는 곡선인데요. 이처럼 헤르만은 인간의 기억에 대한 연구들을 많이 수행했어요. 그 연구 중 하나가 바로 '서열 위치 효과'에 관련된 연구였어요.

이 연구에서 헤르만은 ‘REQ’나 ‘BIW’ 등과 같은 의미를 가지지 않는 3개의 음절 조합(자음-모음-자음)이 적힌 리스트를 실험 참가자들에게 제시했어요. 이는 의미를 지닌 단어와 달리, 이전 지식이나 연상 작용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것이었죠. 그리고 일정한 시간이 지난 후에 이들이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를 측정했습니다. 그 결과 참가자들은 리스트의 처음과 마지막 항목을 중간 항목들보다 더 잘 기억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지요.

따라서 서열 위치 효과는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라는 두 가지 주요 현상으로 구성되는데요. 초두 효과(Primacy Effect)는 리스트의 처음에 있는 항목들이 더 잘 기억되는 현상이에요. 이유는 처음 항목들이 단기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전이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지기 때문이라고 해요. 최신 효과(Recency Effect)는 리스트의 마지막에 있는 항목들이 더 잘 기억되는 현상인데요. 최신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마지막 항목들은 단기 기억에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지요.

플랫폼에서는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를 사용하여 사용자들에게 더 각인시키고 싶은 정보를 처음과 끝에 배치하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요. 사실상 플랫폼 메이커들이 초두 효과와 최신 효과를 알고 있지 않더라도 본능적으로 정보들을 배치하게 되는 것이지요.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커머스 플랫폼이에요. 쿠팡도 핵심 정보들의 배치를 전략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어요. 쿠팡에 처음 들어가면 최근 본 상품들을 중심으로 배치하고 있어요. 그리고 장바구니를 다 채우고 구매가 일어나는 가장 마지막 순간에 관심 있을 상품 등을 추천하지요. 뿐만 아니라, 검색이 일어나는 과정에서도 특정 상품을 검색하면 가장 인기있는 상품, 로켓 배송이 가능한 상품들을 가장 처음 노출시키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어요.

플랫폼을 가입시킬 때에도 초두 효과가 적용되어요. 사용자가 주요하게 입력해야 하는 정보인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맨 처음에 받고, 약관 동의와 같은 부가적인 옵션은 마지막에 배치해서 사용자가 주요한 작업을 빠르게 완료할 수 있도록 하지요.

과정의 집중 2️⃣ – 피크엔드 법칙

피크엔드의 법칙(Peak-End Rule)은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Jahneman)과 동료들이 제안한 이론이에요. 피크엔드의 법칙(Peak-End Rule)은 사람들이 경험을 평가할 때에 그 경험의 전체 기간보다는 가장 강렬했던 순간(Peak)과 마지막 순간(End)을 주로 기억하고 평가한다는 현상이에요.

대니얼과 그의 동료들은 일련의 실험과 연구를 하면서 피크엔드의 법칙을 발견했어요. 먼저, 환자들이 고통스러운 의료 절차를 어떻게 기억하는지를 조사하는 실험을 수행했어요. 예를 들어, 내시경 검사와 같은 불편한 검사를 받는 환자들에게 그 과정 중 고통의 정도를 지속적으로 평가하게 했어요. 그리고 절차가 끝난 후에 전체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평가했죠. 대니얼이 TED에 나와서 설명한 환자들의 사례는 다음과 같아요. 환자 A의 경우에는 검사 시간은 짧았지만 통증의 피크는 강해서 그 피크를 맞이한 직후에 바로 검사가 종료된 케이스였고, 환자 B의 경우 검사가 길어 통증을 느끼는 시간은 길었지만 환자 A에 비해 피크의 통증은 조금 약하고, 검사가 끝나갈 때 즈음에 통증이 누그러지면서 종료되었어요. 검사 시간으로 비교하자면 환자 B가 전체적으로 더 고통스러웠을 것 같은데요. 결과적으로 경험을 검사했을 때, 환자 A가 괴로운 경험으로 기억되었어요. 

이런 실험을 통해 환자들은 전체 절차 동안의 평균 고통 수준보다는 절차 중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Peak)과 절차가 끝날 때의 고통 수준(End)을 더 중요하게 기억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이로 인해 사람들은 실제로 경험한 고통의 총량보다 피크와 엔드 순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결론에 도달했어요. 대니얼과 동료들은 의료 절차 실험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상황에서 피크앤드의 법칙이 적용되는지 추가 연구를 수행했어요. 그리고 실제로 영화 관람 등을 비롯한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때에 있어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요.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 피크엔드의 법칙에 따른 선택들을 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놀이공원에서 롤러코스터를 탈 때를 생각해 보세요. 사실 롤러코스터의 재미있는 경험은 고작 2분 남짓인데, 이 기구를 타기 위해 우리는 1시간 가까이 줄을 서기도 하니깐요. 

피크엔드의 법칙은 사람들의 기억과 감정이 어떻게 형성되고, 그들이 경험을 어떻게 재구성하는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요. 이 법칙은 피크(Peak)와 엔드(End)의 두 가지 주요 구성 요소로 이루어져 있어요. 피크는 경험 중 가장 강렬한 순간, 즉 가장 긍정적이거나 가장 부정적인 순간을 의미해요. 이 순간이 경험에 대한 전체적인 평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쳐요. 한편, 엔드(End)는 경험의 마지막 순간을 의미하는데요. 마지막 순간이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지에 따라 전체 경험에 대한 평가가 달라져요.

이러한 피크엔드의 법칙을 고려하여 플랫폼의 경험을 만들었을 때에, 과정이 지루하고 힘들더라도 마지막에 유쾌한 경험을 제공하여 전체 과정에 대해 긍정적인 경험으로 기억되도록 할 수 있어요. 특히나 교육 플랫폼 등에 많이 적용될 수 있는 방식인데요. 스피킹맥스라는 영어 교육 플랫폼에서는 영어 공부의 과정이 지루하고 귀찮게 느껴질 수 있지만 학습의 마지막에 박수소리와 함께 점수를 부여하면서 과정을 즐겁게 만들어주고 있어요. 의류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에서도 고민 끝에 옷을 결제하고 나면 화려한 애니메이션과 긍정적인 문구로 사용자의 마지막 경험을 유쾌하게 만들고자 하고 있어요.